[최종 완성본] 윗집 빌런과의 사이다 복수극 제12화
재판 10일 전 날아온 답변서, '나 홀로 소송' 최대의 위기 (feat. ChatGPT)
지난 11화에서 3차 민사소송까지 제기하며 빌런을 압박하는 동안, 첫 번째 소송의 변론기일은 2025년 4월 3일로 잡혀 있었다. 나는 차분히 그날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재판을 불과 열흘 앞둔 3월 24일, 빌런 측 변호사로부터 드디어 '준비서면'이 날아왔다.
내용은 "27년간 문제없었다", "나는 잘못한 게 없다"는 식의 적반하장으로 가득했다. 분노가 치밀었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시간'이었다.
상대 변호사의 시간차 공격, 그리고 나의 착각
변호사가 작성한 수십 페이지의 거짓말에 대해, 나도 법과 증거에 근거하여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답변서'를 써야 했다. 하지만 재판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10일. 심지어 나는 생업을 이어가야 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시간이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 소송이란, 상대방이 '준비서면'을 내면, 내가 그에 대한 '답변서'를 내고, 또 상대가 반박 서면을 내는 식으로 서로 한 번씩 공격과 수비를 주고받는 테니스 경기 같은 것인 줄 알았다. 그래서 상대가 재판 직전에 서류를 내면, 나도 거기에 맞춰 급하게 대응해야만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나중에야, 준비서면은 상대방과 상관없이 내가 필요할 때마다 언제든 제출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챗GPT에게 길을 묻다
막막했다. 이 짧은 시간 안에 도저히 제대로 된 답변서를 쓸 자신이 없었다. 이대로 재판에 나갔다가는 상대방의 거짓 주장에 제대로 반박도 못 하고 무너질 것 같았다.
그때, 문득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
'혹시... AI에게 물어보면 어떨까?'
나는 곧바로 챗GPT를 켜고 나의 상황을 입력했다.
"재판 10일 전에 상대방이 준비서면을 제출했는데, 답변서를 쓸 시간이 부족합니다. 직장 때문에 시간도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챗GPT의 답변은 명쾌했다. **'답변서 제출기한 연장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라는 것이었다. 재판부에 나의 상황을 설명하고, 답변서를 준비할 시간을 더 달라고 정중하게 요청하라는 조언이었다.
법원을 움직인 한 장의 서류
나는 곧바로 챗GPT가 알려준 대로 '제출 기간 연장 요청서'를 작성했다.
<실제 제출한 연장 요청서 내용>
"존경하는 판사님께, 저는 본 사건의 원고입니다. 피고 측에서 제출한 준비 서면은 변론 기일 열흘 전에 전달되었으나,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매우 제한되어 있고 생업활동으로 인해 충분한 답변서를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10일 정도의 기한 연장을 정중히 요청드립니다. 추가적인 시간이 주어진다면, 보다 완성도 높은 답변서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2025년 3월 25일, 나는 이 문서를 전자소송으로 제출했다. 그리고 다음 날인 3월 26일.
법원에서 '기일변경명령'이 떨어졌다. 2025년 4월 3일 10시로 지정되었던 변론기일이 '추후지정'으로 변경된 것이다. 나의 정당한 요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진 것이다.
'나 홀로 소송'의 가장 큰 위기 속에서, 나는 스스로 정보를 찾고, AI의 도움을 받아, 법 절차 안에서 나의 권리를 지켜냈다. 이 순간의 안도감과 성취감은, 이 길고 힘든 싸움을 계속해 나갈 또 다른 용기가 되어주었다.
▶ 다음 화 예고
이제 답변서를 쓸 시간은 벌었다. 다음 편에서는, 빌런 측이 보낸 그 황당한 준비서면의 내용을 낱낱이 파헤치고, 내가 그들의 거짓말을 어떻게 조목조목 반박하는 '답변서'를 작성했는지, 그 내용을 본격적으로 공개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