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윗집 옥상 불법 건축물, 구청 신고로 철거시켰더니 더 큰 괴물이…
▶ [지난 이야기] 1화 (하) - "내 아내의 반항에 쓰레기로 보복한 윗집, 그날 법전을 펼쳤다"
지난 화, 나는 20년간의 횡포 끝에 터져버린 '쓰레기 보복' 사건을 계기로 싸움을 결심했다. 그리고 마침내 '전자소송'이라는 무기를 발견했지. 하지만 진짜 소송을 시작하기 전, 나는 다른 카드를 먼저 꺼내 들기로 했어. 법정으로 가기 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해보고 싶었거든.
복수심과 이성 사이: 나는 괴물이 되지 않기로 했다
솔직히 말해, 처음엔 똑같이 갚아주고 싶었어. 아내의 '소심한 반항'을 쓰레기 더미로 짓밟은 그 비열함에 이가 갈렸거든.
'우리 집 반려견 똥 냄새가 진짜 장난 아닌데... 그걸 똑같이 옥상에...'
머릿속에서 온갖 유치하고 더러운 복수극을 상상했어. 하지만 그럴수록 비참해지는 건 나 자신이었지. 20년간 봐왔잖아. 그들과 똑같은 인간이 되어서는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걸. 그건 이기는 게 아니라, 같이 진흙탕에 구르는 것일 뿐이니까. 나는 괴물을 잡기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되지는 않기로 결심했다.
하늘이 준 일주일, 그리고 첫 번째 공격
마침 그때, 아내가 딸과 함께 미리 예약해 둔 일본 여행을 떠나게 됐어. 딱 일주일의 시간. 나는 이걸 '하늘이 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지. 빌런에게는 '자진해서 쓰레기를 치울 마지막 기회'를, 나에게는 '이성적으로 다음 단계를 준비할 시간'을.
일주일 뒤, 아내가 돌아왔다. 옥상의 쓰레기는? 당연히 그대로였다.
역시나, 그들에게 반성이나 변화 따위는 없었어.
좋아. 이제 내 차례다.
나는 그들의 쓰레기를 건드리는 대신, 그들의 '왕국' 자체를 공격하기로 마음먹었어. 바로 20년간 옥상을 지배해 온 그의 상징, 옥상 불법 원두막이었지.
달콤한 첫 승리, 그리고 씁쓸한 맥주 한잔
'불법 건축물 신고'는 생각보다 간단했어. 증거는 차고 넘쳤지. 그동안 찍어둔 원두막 사진들을 모아 정부 민원 포털인 [국민신문고]를 통해 관할 구청에 정식으로 민원을 접수했다. '집합건물 공용부분 무단 점유 및 불법 구조물 설치'라는 제목으로 말이야.
▶ [잠깐 상식! 집합건물 공용부분이란? 법 조항 보기]
며칠 뒤, 구청 건축과에서 사람이 나왔고, 빌런의 집으로 **'불법 건축물 자진 철거 시정명령'**이라는 공문이 날아갔다. 빌런은 길길이 날뛰었지만, 나라에서 보내온 서류 앞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지.
그리고 마침내 그날이 왔다.
평일 오전에 '쿵, 쿵, 쾅!' 하는 소리가 들려왔어. 빌런이 고용한 인부들이 마지못해 원두막을 부수고 있는 소리였지. 20년 만에 처음으로, 내 행동이 결과를 만들어낸 거야. 속이 다 시원했다. 그날 밤 마신 맥주 맛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
괴물의 귀환: 더 크고, 더 악랄하게
하지만 나의 승리는 짧았다.
나는 승리한 게 아니었어. 잠자던 용의 코털 하나를 건드린 것에 불과했지.
괴물은 죽지 않더라. 오히려 더 영악해져서 돌아왔어.
원두막이 철거된 그 자리에는, 며칠 지나지 않아 더 크고 번듯한 조립식 파고라와 대형 테이블이 들어섰다. 이전보다 훨씬 더 본격적이었지. 거기에 거대한 선반과 수십 개의 화분까지 가져다 놓더니, 아예 옥상을 **'공중정원'**으로 만들어 버렸어.
나는 그의 왕국을 파괴한 게 아니라, 리모델링을 시켜준 꼴이 되고 만 거야.
그리고 그들은 보복을 위해, 이제 옥상으로 가는 길목 자체를 막아서기 시작했다.
다음 이야기:
[3화. 공포의 밤: 홍두께와 사이코의 합창]
나의 두 번째 신고에, 윗집 빌런 부부가 어떻게 8시간 동안의 광란으로 보복했는지, 그 끔찍했던 밤의 기록을 공개할게.
기대해. 진짜 전쟁은 지금부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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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두 번째 신고에, 윗집 빌런 부부가 어떻게 8시간 동안의 광란으로 보복했는지, 그 끔찍했던 밤의 기록을 공개할게.
※ 면책 조항: 본문에 등장하는 인물, 구체적인 상황 및 명칭은 공익적인 정보 전달을 위해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각색되었으며,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의 설정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