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소방서 신고한 그날 밤, 윗집의 8시간 '홍두께 보복'이 시작됐다 (최종 강화판)
(대표 이미지: 어두운 현관문. 문에 달린 외시경(peephole)을 통해 흐릿하고 왜곡되어 보이는 복도의 모습. 복도 끝에는 위협적인 그림자가 서 있는 듯한 스릴러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이미지.)
▶ [지난 이야기] 2화 - 윗집 옥상 불법 건축물, 구청 신고로 철거시켰더니 더 큰 괴물이…
지난 화, 나는 구청 신고로 빌런의 옥상 왕국에 첫 스크래치를 냈다. 하지만 괴물은 철거된 원두막 자리에 더 큰 공중정원을 만들며 비웃었고, 보복을 위해 옥상으로 가는 길목을 온갖 폐자재와 쓰레기로 막아서기 시작했다.
나는 잠시 망설였다. '또다시 신고하면... 이번엔 어떤 보복이 돌아올까?'
두려웠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서면, 나는 20년간 그랬던 것처럼 다시 그의 발밑으로 기어 들어가는 것과 같았다. 나는 물러설 수 없었다.
두 번째 공격, 그리고 광란의 전조
계단을 막아선 행위는 단순한 통행 방해가 아니었다. 화재라도 나면 입주민 전체의 목숨을 위협하는, 명백한 소방시설법 위반이었다. 나는 다시 한번 용기를 내 관할 소방서에 민원을 넣었다. 이번에도 공권력은 신속했다. 소방관들이 출동했고, 빌런은 마지못해 계단의 물건들을 치웠다.
나는 또다시, 법과 시스템이 내 편이라고 잠시 안도했다.
그날 밤, 그 끔찍한 합창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오후 5시가 채 되기 전, 복도에서 빌런의 알아들을 수 없는 고함이 시작됐다.
"어떤 인간이 그랬어! 아홉 집에서 어떤 인간이 그랬냐구! 할 말 있으면 우리 집으로 오라 그래! 왜 조용히 사는 사람을 건들고 난리야!"
그녀는 허공에 대고 소리치고 있었다. 이미 그녀의 정신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 이것은 곧 다가올 광란의 전주곡이었다.
밤 8시, 지옥의 문이 열리다
저녁 8시 11분. 빌런의 집에서 다시 고성이 터져 나왔다.
"어떤 년이야, 어떤 년이냐고! 개같은년, 어떤 년이 뛰나 나와봐라, 어떤 시발년이 뛰냐고!"
비명과 욕설이 뒤섞인 소리에, 나는 본능적으로 아들에게 소리쳤다.
"민재야! 찍어! 빨리 찍어!"
그러자 그녀는 내가 촬영하는 것을 보고 더욱 흥분해서 날뛰기 시작했다.
"촬영해! 촬영! 노인네한테 그렇게 하면 못써! 나 죽여라! 죽여! 아들하고 나 두들겨 패려고? 죽여! 죽이라고!"
피해자인 척 연기하며 우리를 가해자로 몰아가는 그 모습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밤 10시 32분, 홍두께의 합창
밤 10시 32분. 드디어 시작됐다.
"땅! 쿵! 쾅! 쾅! 캥! 캥! 캥!"
윗집 빌런 부부가 홍두께 같은 둔기로 우리 집 바로 위 계단과 알루미늄 난간을 미친 듯이 내리치기 시작했다. 온 빌라가 울리고, 집 전체가 진동했다. 마치 포탄이 떨어지는 전쟁터 같았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그들은 계단에서 발을 구르고 팔딱팔딱 뛰면서 소리를 질렀다.
"누가 뛰냐고 시끄럽게! 잠 좀 자게 뛰지 말라고!"
스스로 소음의 진원지가 되어 비명을 지르는, 그야말로 사이코의 합창이었다. 완벽한 가스라이팅. 아내와 나는 불도 켜지 못한 채, 방 안에서 서로의 손을 잡고 떨고만 있었다.
보다 못한 402호 주민이 문을 열고 항의했다. "누구세요, 왜 이러는 거예요 밤에?"
그러자 빌런은 순식간에 피해자로 돌변했다.
"아니, 지금 보름 동안 밤에 잠도 못 자게 뚜드리고, 저 302호가 아들 데리고 나오더니 나를 치려고 하는 거예요!"
기가 막혔다. 이웃을 방패 삼아 거짓말까지 하는 악랄함에 치가 떨렸다. 참다못해 112에 신고했다. 경찰관들이 출동해 '주의'를 주고 돌아갔지만, 그들이 사라지자마자 홍두께 소리는 다시 시작됐다. 그들에게 경찰은 더 이상 공권력이 아니었다.
그 지옥 같은 광란은 새벽 3시까지, 30분 간격으로 계속되었다.
절망의 아침, 그리고 마지막 깨달음
뜬 눈으로 밤을 새운 우리 부부에게 새벽 6시, 다시 지옥이 찾아왔다. 전날 밤과 똑같은 홍두께 소리와 고성이 다시 3시간 동안 이어졌다. 8시간이 넘는 집요하고 악랄한 보복. 이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었다.
오전 9시 23분, 나는 밤새 겪은 소란과 위협에 대해 경찰에 다시 신고했다. 그리고 해가 뜨고 소음이 멈췄을 때, 나는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구청 신고? 소방서 신고? 경찰 신고?
이 모든 건 그저 괴물의 성질을 돋우는 '장작'에 불과했다. 이 싸움은 잽을 날려서 이길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뼈를 부러뜨릴 수 있는 **'결정타'**가 필요했다.
모든 희망이 사라진 그 절망의 아침, 나는 떨리는 손으로 스마트폰을 들었다.
그리고 검색창에 일곱 글자를 쳤다.
'전 자 소 송'
(이날의 모든 기록은 날짜와 시간이 명시된 녹취록(갑 제O호증)으로 남아, 훗날 법정에서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되었다.)
다음 이야기:
[4화. 더 이상 떨지 않겠다: 나의 첫 '나홀로 소송장']
공포에 떨던 밤은 끝났다. 이제 내가 그들을 떨게 만들 차례. 변호사 없이, 내 방 컴퓨터 앞에서 '괴물'에게 첫 소장을 날리는 모든 방법을, 내 피와 눈물이 담긴 증거와 함께 낱낱이 공개한다.
※ 면책 조항: 본문에 등장하는 인물, 구체적인 상황 및 명칭은 공익적인 정보 전달을 위해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각색되었으며,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의 설정임을 밝힙니다.